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제 86회 정기공연
인류무형문화유산의 현대적 재구성

2013.11.7 - 8
국립국악원 예악당

국악관현악을 위한 '범피중류'
작곡 황호준

범피중류는 판소리 '심청가'중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지기에 앞서 배를 타고 가면서 바라본 풍경을 소상팔경의 모습으로 묘사한 대목이다. 소상팔경은 중국의 호남성 동정호 남쪽의 8개의 명승지로 '춘향가', '흥보가', '수궁가'에도 언급되고 있다. 이렇게 범피중류의 사설만을 놓고 보면 수려한 경치에 대한 감탄을 노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면'에는 자신의 몸을 던져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는 심청의 처절한 심정이 담겨 있다. 겉으로는 우조의 장중함이 드러나는 소리여야 하지만 심청의 내적 정서를 소리의 '이면'에 담아내는 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 할 수 있다.

국악관현악은 소리를 뒷받침하는 반주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죽음을 앞둔 심청의 내재된 정서, 즉 소리의 이면을 음악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였다. 심지어 부분적으로는 소리꾼의 소리조차 국악관현악 편성의 일부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결국 판소리의 관현악적 재해석이라는 음악적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였다.